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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안내 오래된 미래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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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ACO (219.♡.27.6) 작성일 08-12-16 19:13 조회 10,31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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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olden future" Exhibition
  •                 인간은 신났고 자연은 병났다
  •         아픈 그들이 우리를 아프게 하네…
  • '오래된 미래'展… 자연과 문명, 삶과 죽음을 사색하다
어스름한 숲 그늘에 흰 비둘기가 꽃처럼 함초롬히 앉아있다. 식물이 내뿜는 향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관람객을 매혹한다. 작가 손정은씨는 미술관 네 벽 안에 낙원을 만들고 〈복락원(復樂園)〉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이 설치작품은 모든 것이 '가짜'다. 인조 나무, 인조 향기, 박제된 비둘기, 녹음된 새소리다.

서울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네거리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 내년 2월 15일까지 《오래된 미래》전(展)이 열리고 있다. 이곳은 원래 대한제국(1897~1910) 시절에 주한 벨기에 영사관으로 건축됐다가, 2005년 현대미술관이 됐다.

미술관 주변은 고층건물이 솟고 행인들이 붐비는 동네지만, 미술관 내부는 세월이 멈춘 듯 한가롭고 적요하다. 천장이 높고 기둥이 반듯한, 품격 있는 건물이지만, 툭 트인 큰 방이 아니라 아담한 작은 방이 여러 칸으로 구획되어 있어 대형 미술관보다 아늑하고 편안하다. 이 호젓한 건물을 거닐며 여락·손정은·김순임·김주연·대니얼 리·우에마쓰 다쿠마 등 아시아 작가 15명의 작품을 보는 것이 《오래된 미래》전의 묘미다.

전시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돌면서 자연과 문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구성됐다. "지난 세기 동안 인간은 먹고 마시고 쓰고 버리는 데 신이 난 나머지, 자신이 뿌리내리고 사는 지구를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이 이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다.
  • 2008121501615_1.jpg
▲ 중국계 미국 작가 대니얼 리의〈꿈〉. 잉크젯프린트, 215×85cm, 2008년작.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제공
김순임씨는 전시실 네 벽 가득 흑백사진을 붙였다. 미국 버몬트주(州)의 산촌과 개울가에서 찍은 돌멩이 사진들이다. 전시장 바닥에는 진짜 돌멩이 무더기가 쌓여있다. 이 방 전체가 하나의 설치작품이고, 제목은 〈어디서 굴러먹던 돌멩이〉이다.

공성훈씨의 유화 〈오리와 연꽃〉은 제목 그대로 오리 네 마리가 유유자적 헤엄치는 저물녘의 연못을 그린 것이다. 저 먼데서 연꽃이 피고 나무 사이로 바람이 불고 오리들 주위에 잔물결이 일어났다 스러진다.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림 속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정경이다.

전시가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면서, 관람객은 불편하고 쓸쓸한 상념에 잠기게 된다. 가령, 어느 날 들고양이 한 마리가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 작가 여락씨가 죽은 고양이를 수습해 쓸쓸한 벌판에 누이고 정중하게 화장(火葬)했다. 그 과정을 담은 사진과 화장 뒤에 남은 자잘한 뼈가 그의 작품 〈무제〉를 이룬다. 인간의 목숨과 고양이의 목숨은 둘 중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소중한 것일까, 혹은 둘 다 부질없을까. 입장료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02)598-6247

조선일보 김수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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