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일반 북경 예술촌에 둥지튼 한국 화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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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on (58.♡.1.39) 작성일 06-02-28 14:26 조회 9,738회 댓글 0건본문
베이징의 신흥 예술인마을인 왕징(望京)의 서북쪽 한 귀퉁이. 여긴 원래 술공장이었다. ‘술과 예술’. 운명적인 변신이었을까.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대에 독한 배갈을 만들던 5000여 평의 널찍한 공장터는 이제 화가들의 작업실과 화랑들로 채워지고 있다. 우리나라 화랑들이 너도나도 지점을 내고 있는 곳도 바로 여기다.
왕징 서북쪽 외곽을 따라 달리다 보니 우중충한 회색 벽돌담과는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붉은 영문 글씨가 눈에 띈다. ‘ARARIO BEIJING(아라리오 베이징)’. 한국 천안에 기반을 둔 아라리오 갤러리가 작년말 낸 지점이다. 하지만 이 갤러리에서는 한국작가만 전시하는 게 아니다. 왕광이 팡리준 위에민쥔 류지엔화 등 요즘 상한가를 달리는 중국 젊은 작가들을 함께 다룬다.
갤러리 안에 들어가니 제1 전시실 한가운데 위에민쥔의 대형 군상(群像) 조각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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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어색하게 과장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조각이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는 현대 중국의 사회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식인들의 허탈한 모습을 풍자하는 듯하다. 그 옆 전시실로 들어섰다. 이번에는 한국 작가 권오상의 전혀 색다른 인체 조각이 전시실 바닥에 얌전히 누워있다. 스티로폼으로 사람 몸체를 만들고 그 표면을 칼라사진으로 한장 한장 덮은 섬세한 조각이다. 한 중국 여성관객은 “조각은 으레 무겁고 둔탁한데, 한국작가는 이렇게 가벼운 소재로 조각을 하다니 참 특이하다”고 말했다.
3월 18일 같은 지역에 지점을 여는 표화랑도 우리 작가 네 명과 중국작가 네 명을 같이 다룬다. 표화랑의 표미선 대표는 “한국작가만 다루면 외국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미 세계무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중국작가들과 한국작가들을 섞어서 다루면, 작가와 화랑 홍보에 훨씬 좋다”고 말했다. 아라리오 갤러리의 김창일 대표는 “중국에는 세계의 디렉터와 컬렉터들이 늘 찾아 오기 때문에 우리 작가를 세계에 홍보하기에 좋다”고 했다.
“중국은 세계시장으로 가는 교두보다.” 우리 미술계가 중국과 손을 잡는 이유다. 중국 역시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중국의 미술관·박물관에서 한국작가 초청전을 열기도 한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이 작년 5월 베이징 국가박물관에서 전시를 했고, 조각가 이용덕은 작년 12월 베이징 중국미술관에 이어 오는 3월 마카오 현대미술관에서도 전시를 한다.
우리 미술이 중국을 세계무대의 교두보로 삼는 것은 최근 중국의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은 “중국의 7대 경매회사의 낙찰총액이 지난 1년 동안 63% 성장하는 등 중국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에서 하는 아트페어에서 우리 화랑이 작품을 팔면 30%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등 어려움도 많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앞으로 우리 화랑들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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