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일반 ‘잘나가는 경매시장’에 화난 화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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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on (58.♡.1.39) 작성일 06-02-27 11:35 조회 8,034회 댓글 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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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이 경매에 편중되는 현상을 견제하겠습니다. 이대로 가면 갤러리는 다 문을 닫아야 합니다.”
2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소연회장. 전국 화랑 112개 연합회인 화랑협회 총회에서 이날 새 회장으로 당선된 이현숙 국제화랑 대표는 “경매가 미술문화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우리나라 경매회사는 둘 다 대형화랑이 차린 것이라 공정경쟁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3년 임기의 화랑협회장 선거는 올해의 경우 후보가 5명이나 나와 역대선거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최근 국내외 미술시장에서는 경매와 아트펀드 등이 떠올라 유통 형태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바로 전날인 23일 서울옥션의 제100회 경매에는 사람들이 400여명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조선 철화백자가 16억2000만원으로 사상 최고 낙찰액을 기록하고, 낙찰총액도 83억2000만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고객을 옥션에 빼앗기고 있다고 느낀 탓일까. 이날 모인 화랑 사장들은 저마다 참담한 심정을 얘기했다. 갤러리 미 이난영 대표는 “경매가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바람에 중소화랑이 손님을 잃고 있다. 횟수라도 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화익 갤러리의 이 대표는 “경매에서 고가에 팔리는 작가는 10명 안팎인데 대부분 화랑들은 그런 작품은 한 점도 없고, 돈 안 되는 중·청년 작가를 다루고 있어서 게임이 안된다. 중소화랑이 다 죽을 판”이라며 걱정했다. 하지만 화랑이 손님을 잃고 있는 것이 꼭 경매회사 탓일까? 그게 아니라면 화랑은 지금 경매회사를 상대로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일까?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 애호층이 경매에 눈을 돌린다면, 화랑은 지금까지 판매 관행에 잘못은 없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경매회사 역시 화랑이 이렇게 집단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단 양대 경매회사의 주인이 모두 대형화랑이라는 점이 겹으로 꼬인 문제의 핵심이다. 서울옥션의 최대주주는 가나아트 센터 이호재 회장, K옥션의 최대주주는 갤러리 현대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미술평론)는 “화랑을 통하는 1차 시장과 경매를 통하는 2차 시장이 구분되지 않는 것은 기이한 구조”라며 “지금 두 경매회사는 문턱을 낮추고 저변을 확대하는 노력을 더 보여야 화랑과 긴장관계를 풀고 공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두식 홍익대 미술대학장은 “화랑은 새 작가를 발굴해내는 본연의 역할, 경매는 희귀한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받아내는 자기의 역할로,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할 때 작가들도 살고 시장도 살텐데, 서로 남탓만 하다가 국내미술계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기회를 놓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규현기자 kyuh@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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