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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일반 미술품도 큰게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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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ACO (58.♡.48.83) 작성일 06-01-17 12:04 조회 9,07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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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5월 뉴욕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쳐진 피카소의 작품 1점이 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가액인 1억달러(약 1000억원)에 거래가 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크기는 100×80cm이고, 연도는 1905년 작이며, 파이프를 들고 있는 소년을 그린 그림이다.
살아 생전에 피카소는 약 2만점에서 2만50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피카소는 미술사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미술시장 측면에서도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수천만 달러짜리 유화로부터 몇 천 달러짜리 판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수많은 작품들이 활발히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이적인 금액에 거래된 ‘파이프를 든 소년’을 호수로 환산하면, 40호 F의 작품이다. 반면에 1972년 작 유화 작품인 ‘앉아있는 남자와 괴물’이라는 작품은 같은 크기인 100×81cm(40호 F)이나, 2004년 2월 소더비 경매에서 약 99만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우리는 여기서 같은 작가, 같은 사이즈, 같은 재질의 작품이 50여 배의 가격 차이로 거래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호수에 의해 가격을 결정하는, 호당 가격제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호수표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인물(Figure)·풍경(Pasage)·해경(Marine)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 낼 수 있는 크기로 규격화 되어 있다.
작가들은 작품 제작시 규격화된 캔버스를 공방에서 주문하였고, 이런 전통은 2차 세계대전 때까지 별 저항 없이 지속되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작가가 캔버스를 직접 제작하거나 자신만의 작품을 위하여 특별히 공방에 주문하면서부터,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프랑스로부터 도입된 호당 가격제를 일본이 활용하였고 이후 우리나라, 대만에서 활용하게 되었다. 이 제도는 아시아로 와서, 심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가격을 산출하는 데에도 적극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호수표를 고안해 낸 프랑스에서조차 미술품 가격 산정시 가장 처음 고려되는 것은 경매 낙찰 가격이다.
경매결과는 미술품 가격 형성 요소들, 즉 작가, 제작연도, 재질, 작품 소재, 전시 및 소장 경력, 크기 및 보존 상태가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다.
물론 호당 가격 제도는 경매 결과가 없는 작가들, 특히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나 생존 작가의 신작 가격을 산정할 때, 주관적일 수 있는 미술품 가격을 계량화시킨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미술품 가격을 획일화시키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경매역사가 일천한 나라에서는, 크기가 작품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호당 가격 제도 때문에 웃지 못할 일이 왕왕 생긴다.
예를 들면 2호 F는 25.8× 17.9cm이고 3호 P는 27.3×19cm 인데, 1∼2cm 차이로 호수 크기가 바뀌는 운명을 맞게 되는 것. 양심불량의 위탁자가 작품의 크기를 인위적으로 늘려 출품하는 일도 있다.
피카소의 예에서 보았듯이, 선진 미술시장의 경우 작품 가격은 작품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경매를 통해 작품가격이 끊임없이 검증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작품을 보는 안목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작품의 가격은 크기가 아닌 질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
■이학준
㈜서울옥션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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